최근 시험관 아기(IVF) 시술에서 새로운 시도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치료법이 있습니다. 바로 **혈소판풍부혈장(PRP, Platelet-Rich Plasma)**을 난소 내에 직접 주입하는 방식입니다. 특히 **난소 기능 저하(POR, Poor Ovarian Response)**를 겪는 여성에게 PRP 주입이 난자의 수를 늘려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효과가 있을까요? 오늘은 이를 객관적으로 검증한 무작위 이중맹검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PRP의 효과와 한계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연구 개요: 이중맹검 무작위 대조군 연구
- 대상자: 30~42세 여성 60명 (POSEIDON 그룹 3/4)
- 진행 방식:
- PRP 주입군(30명) vs. 위약 주입군(30명)
- 총 3회의 배란유도 및 난자 채취 진행
- 마지막 주기에서 세포질내정자주입법(ICSI) 및 착상 전 유전검사(PGT-A) 실시
- 목표: PRP 주입이 난자 수와 배아 품질, 임신율 등에 영향을 주는지 확인
🔬 PRP란 무엇인가요?
PRP는 자가혈(본인의 혈액)에서 혈소판을 고농도로 분리한 혈장 성분입니다. 성장인자가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어 조직 재생과 회복을 촉진하는 물질로, 정형외과, 피부과, 치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생식의학에서는 PRP가 난소 내에서 난포를 활성화하거나 줄기세포를 자극해 난소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가설 하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 주요 연구 결과
- 총 성숙 난자 수 증가
- PRP군: 10.45 ± 0.41개
- 위약군: 8.91 ± 0.39개
- ➤ PRP군에서 난자 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많았음 (P=0.008)
- 세 번째 채취 시 더욱 두드러짐
- PRP군: 5.27 ± 0.73개
- 위약군: 4.15 ± 0.45개
- ➤ 3차 배란유도에서는 차이가 더욱 확실하게 나타남 (P=0.029)
- 배반포 수 및 염색체 정상율
- 양측 모두 평균 약 0.81개의 정상배반포(euploid blastocyst) 생성
- ➤ 품질 차이는 없음
- 임상 임신율
- PRP군: 8명(27%)
- 위약군: 18명(60%)
- ➤ 오히려 위약군의 임신율이 유의하게 높았음 (P=0.018)
- 출산율
- 두 군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음
🧠 연구팀의 해석: 난소 회춘보다는 ‘난포 재활성화’에 가깝다
이 연구는 PRP가 난소 기능을 완전히 되살리는 회춘 효과보다는, 일시적인 난포 자극 또는 기계적 주사 자극에 의해 성숙 난자 수를 늘리는 데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합니다.
다시 말해, 난포 수는 늘었지만 품질은 향상되지 않았고, 결국 임신 성공률도 낮았다는 점에서, PRP를 "회춘"의 마법같은 해법으로 기대하긴 어렵다는 결론입니다.
⚖️ PRP 시술, 실제로 받을 만할까?
총 성숙 난자 수 | 10.45개 | 8.91개 |
정상배반포 수 | 0.81개 | 0.81개 |
임상 임신율 | 27% | 60% |
출산율 | 비슷 | 비슷 |
- 장점: 난자 수 증가
- 단점: 임신율 향상 효과 없음, 시술 비용 및 불확실성
🩺 임상 시사점
- 난소 기능 저하 여성에서 PRP 주입은 일정 부분 난포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음
- 그러나 배아 품질이나 임신 성공률 증가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 향후 PRP의 투여량, 주기, 적용 대상 등에 대한 표준화가 필요
- 현재로선 PRP 시술을 난임 치료의 보조적 접근으로 간주해야 함
🧾 결론: PRP는 '기대'보다는 '검증'이 먼저 필요한 치료
이 연구는 과학적으로 설계된 이중맹검 방식으로 PRP의 가능성과 한계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난자 수 증가라는 일부 긍정적 지표에도 불구하고, 임신율과 출산율 개선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PRP는 현재까지는 일반적 치료로 권장되기보다는 임상 시험의 일환으로 신중히 접근해야 하는 치료입니다. 더 많은 환자군과 장기적 관찰을 통한 추가 연구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 참고 문헌
- Barrenetxea G et al. (2024). Intraovarian platelet-rich plasma injection and IVF outcomes in patients with poor ovarian response: a double-blind randomized controlled trial. Human Reproduction, 39(4), 760–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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