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아기 시술을 준비하거나 이미 경험해 본 분이라면, "제왕절개 출산 경험이 있으면 성공률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최근 2024년에 발표된 대규모 체계적 문헌고찰 결과에 따르면, 제왕절개 그 자체보다 **‘이스트모실(isthmocele)’**이라는 자궁의 구조적 변화가 시험관아기 성공률을 더 크게 떨어뜨린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스트모실이란 무엇인지, 시험관아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대책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스트모실(Isthmocele) 이란?
이스트모실은 흔히 제왕절개 흉터 결손, 자궁흉터결손, 혹은 **니치(niche)**라고도 불리며, 제왕절개 수술 후 자궁 근육층(myometrium)의 치유가 불완전하게 이루어지면서 생기는 주머니 모양의 함몰된 공간입니다.
초음파에서는 **무에코 음영(anechoic area)**으로 보이며, 이 공간에 혈액, 점액, 또는 염증성 삼출액이 고이게 됩니다. 이 구조적 결손이 생리불순, 골반 통증, 만성 자궁출혈 등을 유발할 수 있고, 특히 이차성 불임(secondary infertility)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제왕절개 자체는 시험관아기 성공률에 영향을 줄까?
기존 연구에서는 제왕절개 경험이 시험관아기 성공률을 떨어뜨린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체계적 문헌고찰은 이 주장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주요 결과 요약:
- 제왕절개 경험이 있어도 이스트모실이 없는 경우, 정상 분만과 동등한 시험관아기 시술 성공률을 보였습니다.
- 반면, 이스트모실이 있는 경우, 생아출산율(live birth rate)이 유의미하게 낮았으며, 착상률과 임신률도 감소했습니다.
- 특히 이스트모실에 **자궁내강액(intracavitary fluid, ICF)**이 동반될 경우 성공률은 더욱 급격히 낮아졌습니다.
즉, 문제는 '제왕절개'가 아니라, 제왕절개 이후 발생한 이스트모실입니다.
시험관아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연구진은 총 8개의 관찰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총 10,873건의 배아이식 사례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 생아출산율(Live Birth Rate)
- 이스트모실 있음: 출산율 22.3%
- 제왕절개 경험만 있음(이스트모실 없음): 출산율 33.9%
- 자연분만 경험자: 출산율 33.9%
이스트모실이 있는 여성의 생아출산율은 0.56배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 임상임신율(Clinical Pregnancy Rate)
- 이스트모실 존재 시, 임상임신율도 유의하게 감소했습니다 (OR 0.61, CI 0.52–0.71).
🔹 유산율(Miscarriage Rate)
- 이스트모실이 있는 경우 유산율이 1.69배 높았습니다.
🔹 착상률(Implantation Rate)
- 이스트모실 보유군은 착상률도 약 28% 감소했습니다.
이스트모실이 왜 시험관아기에 영향을 줄까?
다양한 기전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 자궁 내 염증 환경: 이스트모실에 고인 혈액이나 삼출액은 자궁 내 환경을 산성화하고 세균 번식을 촉진, 착상에 악영향을 줍니다.
- 정상적인 자궁수축 저해: 자궁근의 수축 리듬이 왜곡되어 착상에 적절한 압력 전달이 어려워집니다.
- 배아이식 시 위치 오류: 이식용 카테터가 이스트모실 내부로 잘못 들어갈 위험이 증가합니다.
- 자궁내강액(ICF)의 존재: 이스트모실에 고인 액체는 착상 방해 요소로 작용하며, 이 경우 출산율은 거의 절반으로 감소합니다 (OR 0.36).
예방이나 치료는 가능할까?
현재 이스트모실을 치료하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은 **자궁경 수술(히스테로스코피)**로 병변 부위를 절제하는 것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이스트모실 제거 수술을 받은 여성은 시험관아기 성공률이 개선되었으며, ICF의 발생도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또한, 이식 시기와 방법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 ICF가 동반된 경우, 배아이식을 바로 하지 않고 **동결 후 추후 이식(FET)**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 실제 연구에서 FET 사이클에서는 ICF 발생률이 9.4%로 줄어들었습니다 (신선 배아이식은 약 40%).
요약
- 제왕절개 경험만으로 시험관아기 성공률이 떨어지는 것은 아님.
- 문제는 '이스트모실(isthmocele)'이라는 자궁 흉터결손.
- 이스트모실 + 자궁내강액(ICF) 조합은 성공률을 절반 이하로 떨어뜨림.
- 자궁경 수술 및 배아이식 일정 조정(FET)으로 시험관아기 성공률 개선 가능성.
- 이스트모실 진단은 대부분 질식초음파로 가능.
마무리하며
시험관아기를 준비 중이거나 제왕절개 경험이 있다면, 단순히 '제왕절개 했으니 안 될 수도 있다'고 단정짓기보다, 이스트모실의 존재 유무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사와의 상담 시, "이스트모실 검사 했나요?" 한마디로 여러분의 시험관아기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Vitagliano, A., Laganà, A. S., Vitale, S. G., Noventa, M., Gizzo, S., & Valenti, G. (2024).
Isthmocele, not cesarean section per se, reduces in vitro fertilization succes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over 10,000 embryo transfer cycles. Fertility and Sterility, 121(2), 299–313. https://doi.org/10.1016/j.fertnstert.2023.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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