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치료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난소 반응이 저조한 여성(poor ovarian response, POR)**에게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는 일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주목을 받은 치료법 중 하나는 **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platelet-rich plasma, PRP)**을 난소에 직접 주입하는 방식입니다. 그렇다면, 이 방법은 정말로 도움이 될까요?
2024년 Human Reproduction 학술지에 실린 PROVA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RCT) 결과에 따르면, PRP 주사가 난소 반응을 유의미하게 개선하지 못했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PRP란 무엇인가요?
PRP는 환자의 혈액을 원심분리해 혈소판과 성장인자가 풍부한 부분만 추출한 혈장으로, 조직 재생이나 세포 활성화에 쓰이는 치료법입니다. 정형외과나 피부과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난임 치료에서 난소 기능 회복을 기대하며 시도되고 있습니다.
연구의 핵심: PRP 주사는 난자를 늘려줄까?
PROVA 연구는 38세 미만의 난소 반응 저하 여성 83명을 대상으로 미국과 터키에서 수행되었습니다. 이들은 이전에 두 번 이상의 시험관 시술에서 난자 3개 미만이 채취된 경험이 있는 여성들이었습니다.
참가자 중 절반은 난소에 자가 PRP 주사를 맞았고, 나머지는 별도의 처치를 받지 않았습니다. 이후 모든 참가자들은 동일한 방식으로 난소자극과 시험관 시술을 받았습니다.
📌 주요 결과 요약
- 성숙 난자 수(MII oocytes): PRP군 3.1개 vs 대조군 2.8개 → 차이 없음
- 배반포 수: PRP군 1.0개 vs 대조군 1.3개 → 차이 없음
- 유전적으로 정상인 배반포 수(PGT-A 결과): PRP군 0.8개 vs 대조군 0.9개 → 차이 없음
- 착상 성공률: PRP군 29% vs 대조군 31% → 차이 없음
즉, 모든 주요 결과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PRP 주사, 난소예비력에는 영향을 줄까?
연구에서는 **난포기초수(antral follicle count, AFC)**와 항뮐러관호르몬(AMH) 수치도 비교했습니다.
- PRP 주사 후 AMH는 약간 상승했지만, 대조군과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습니다.
- AFC도 마찬가지로 PRP군과 대조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PRP가 난소 예비력을 단기적으로 개선하는 듯 보일 수 있지만, 실제 IVF 결과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기존의 많은 연구는 사례보고(case series)나 후향적 연구(retrospective study)였기 때문에, 엄격한 대조군이 없이 긍정적 효과만 부각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PROVA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설계를 가졌습니다.
- 무작위 배정(RCT)
- 임상적으로 명확한 포함기준: 두 차례 이상 난자 3개 이하
- 유전자 검사 기반 착상률 평가(PGT-A 포함)
이러한 방식은 연구의 신뢰도와 재현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결론: PRP는 만능이 아니다
이 연구 결과는 난소 반응이 저조한 38세 미만 여성에게 PRP 주사가 성숙 난자 수, 배반포 형성, 착상률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강력한 근거를 제시합니다. 즉, **고비용(1회 약 600만 원 상당)**의 PRP 시술을 무분별하게 도입하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자들은 PRP가 특정 환자군에서 효과를 보일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며, 향후 연구를 통해 시술 간격이나 대상군을 달리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시험관 준비 중이라면 꼭 기억하세요
- PRP는 현재까지 과학적으로 입증된 치료법이 아닙니다.
- 비용 대비 효과가 불분명한 시술은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 근거 기반의 의료 판단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 출처: Herlihy et al. (2024). Human Reproduction. https://doi.org/10.1093/humrep/deae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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